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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안의 생활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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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 안의 생활체험

철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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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효원    프란치스코 작성일14-06-11 15:29 조회2,476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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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부지

 

  농은수련원 이박삼일 성령세미나에 베드로가 신청을 했습니다. 한 명이라도 더 참가하기를 바랐지만 베드로는 반갑지 않았습니다. 노총각인 베드로는 착하고 사람을 좋아합니다. 누구에게나 먼저 악수를 청하고 말을 많이 하지만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 잘 알아듣지 못합니다. 휴대폰의 기능도 많이 알고 오토바이도 잘 타지만 지적장애 2급인 베드로가 세미나 전 과정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전체 분위기를 흩트리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섰습니다.

  다행히 베드로 때문에 문제가 되는 일은 없었습니다. 찬미도 열심히 하고 강의도 잘 듣는 것 같았습니다. 그룹대화 시간에도 조용하다고 했습니다.

  끝나는 날 체험 발표 시간이었습니다. 자매 두 분이 하느님의 사랑을 눈물로 고백했습니다. 숙연해진 분위기 속에 세 번째로 앞으로 쫓아나간 발표자는 놀랍게도 베드로였습니다. 조마조마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상기된 표정으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몇 마디 하더니 가슴을 두드리며 로또로또 하고 외쳤습니다. 로또 복권에 당첨된 꿈 얘기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당첨되도록 기도하는 것도 같았습니다.

  그때 담당 봉사자가 앞으로 나가서 그의 손을 잡고 몇 마디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통역을 시작했습니다. “어젯밤에 하느님께서 제게 오셨습니다.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베드로가 다시 가슴을 두드리면서 말하자 봉사자가 통역을 계속했습니다. “그분이 지금 제 안에 계십니다. 가슴이 터질 것 같습니다.” 베드로가 로또로또 라고 했고 봉사자가 마무리를 했습니다. “로또 복권에 당첨된 것보다 더 좋습니다. 백배나 기쁩니다.”

  괜한 걱정을 했습니다. 우리 생각과 하느님 생각은 언제나 달랐습니다. 예수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마태11.25) 하느님은 베드로에게 먼저 당신을 드러내셨습니다. 마음 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시고 철부지들에게 당신을 보여주셨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 봉사 기간이 길어지고 직책을 맡으면서 타성에 젖고 교만해진 자신이 보였습니다. 하느님의 뜻보다 내 의견을 앞세우면서 자주 판단하고, 사랑하지 못하면서 사랑하라 하고 섬기기보다 섬김을 받으려했던 가식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성체 앞에서도 마음이 분주하고 봉사를 할수록 오히려 하느님에게서 멀어지는 외로움이 슬펐습니다.

  베드로에게서 종종 전화가 옵니다. 그때마다 철부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데 베드로가 보여준 철부지는 이렇습니다. ‘먼저 인사하고 먼저 웃고 진심으로 좋아합니다. 다른 사람도 자기를 좋아한다고 굳게 믿습니다. 대접 받으려하지 않고 내 의견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생각하는 대로 말하고 말과 행동이 비슷합니다. 단순합니다. 그리고 무조건 하느님입니다.’

                                         신효원 프란치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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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로사님의 댓글

황명숙 로사 작성일

베드로 형제님은 정말 하느님 나라의 가치를 아시는 분이네요^^